"문학상 4차례 수상으로 충분…이젠 웹소설 도전"

입력 2015-05-05 21:19  

1년새 장편 5편 내놓는 소설가 장강명

이공계 출신에 기자 경력
20代·오타쿠·학교 폭력…우리사회 여러 단면 포착

"소설로 먹고 살고 싶어…다양한 장르 작품 쓰겠다"



[ 박상익 기자 ] 한국과 일본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타 공인의 다작 소설가다. 그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썼다. 오사카부립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이공계 출신 작가로도 유명하다.

국내에도 그와 비슷한 작가가 있다. 지난달 27일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은 소설가 장강명 씨(40·사진)다.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장씨는 최근 국내 문학상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2011년 한겨레문학상으로 등단한 그는 지난해 제2회 수림문학상, 지난 3월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서울 신도림동에서 만난 장씨는 “등단 작가가 본심에 올랐다 떨어지면 부끄러울 것 같아 가명으로 응모했는데 당선돼 기쁘다”며 “이제 상을 더 타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문학상 응모는 그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등단작 표백 이전에도 소설을 썼다. 1990년대 PC통신 과학소설동호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장편 클론 프로젝트를 냈고, 신문에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장씨는 10년 넘게 신문기자로 일하다 2013년 전업작가가 됐다. 가장으로서 안정된 직장을 버린다는 건 모험이었지만 배수진을 쳤다.

“일정 수준의 소득이 없으면 전업작가가 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인세만으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죠. 전업작가가 된 뒤 2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시 직장생활을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매달렸습니다.”

이런 각오가 창작열의 바탕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수림문학상 수상작이자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마니아의 삶을 그린 열광금지, 에바로드(연합뉴스)와 SF스릴러 호모 도미난스(은행나무)를 내놓았다. 오는 8일 나오는 한국이 싫어서(민음사)에 이어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이 조만간 출간된다.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인 ‘2세대 댓글부대’도 10월께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나온다.

1년 사이에 소설책 다섯 권을 내는 것은 문단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방황하는 20대, 오타쿠(한 분야에 깊이 빠진 마니아), 학교 폭력 등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포착하는 것이 장씨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제 작품이 연달아 당선된 것은 심사위원들이 저널리즘적 글쓰기를 좋게 평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사처럼 빠르게 읽히는 글을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있거든요. 지금 화제가 되는 일을 깊이 파고드는 작가는 드물어요. 문학의 전통적 문체를 보면 아름답고 공을 들인 게 느껴지지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어려?면이 있죠. 자폐적이고 자전적 이야기가 과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는 앞으로 신인들과 경쟁하는 문학상에 도전하는 대신 단행본 판매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말했다. 웹소설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지난 4일부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문장 웹진’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중편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를 연재하고 있다.

“소설로 먹고살고 싶어요. SF(공상과학)소설을 쓰거나 웹소설을 연재하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 소설이 안 읽힌다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소설이 독자를 끌어오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들을 책으로 이끌 수 있는 다양하고 재밌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글·사진=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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